0.3mm 병변까지 잡아내는 ‘듀얼 영상’…뇌질환자 생명 살리는 CT의 진화

중앙헬스미디어|2021.05.27
Joonang CT Somatom Force Promotion

인구 고령화로 인해 뇌질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뇌질환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신체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 ‘예방이 최선’이다. 뇌질환 진단에 쓰이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의 진단 원리와 최신 적용 기술에 대해 알아봤다. 

 MRI, CT는 뇌 속 혈류 이동과 미세 병변을 확인하기 위한 영상진단 장비다. MRI는 초전도 자석과 고주파를 활용해 뇌조직과 혈관 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뇌졸중과 치매의 원인인 미세 출혈을 파악할 수 있는데, 확산강조영상(DWI)을 활용할 시 초기 뇌경색 부위를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어 조기 진단에 유용하다. 목적에 따라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촬영 시간이 길어 어린이나 응급환자, 폐소공포증 환자는 진단이 까다로울 수 있다. 


 CT는 X선을 인체에 조사해 몸이 흡수한 방사능 수치의 차이를 컴퓨터로 계산, 재구성해 뇌의 단면 영상을 만드는 장비다. 인체의 단면 이미지와 3차원 영상을 모두 만들 수 있어 질병 유무와 크기, 타 장기로의 전이 여부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검사 소요시간이 평균 1~2분으로 짧고 MRI로 알 수 없는 뇌출혈이나 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뇌질환이 의심될 때 일차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뇌출혈이나 급성 뇌경색, 두개골절 등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진단을 위해서도 CT가 우선 적용된다. 관건은 ‘시간’이다. 뇌졸중과 같은 뇌질환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하거나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는 만큼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영상 촬영 및 판독 기술이 요구된다. 조영제 투여, 촬영 횟수 감소와 해상도 향상 등 시간 단축을 위한 기술 발전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이유다. 


 실제로 기존 CT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CT 장비도 다수 개발돼 있다. 예컨대 최근 등장한 CT 중에는 X선 발생기를 2개 장착한 모델이 있다. 기본적으로 CT는 하나의 X선 발생기(X선 튜브)가 신체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돌아가면서 촬영을 하는데, 이를 두 배로 늘리면 짧은 시간에 최소의 피폭으로 촬영하고 서로 다른 두 개의 데이터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고화질의 영상을 토대로 0.3mm의 미세 병변까지도 확인 가능해 주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도입,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 두경부와 경동맥 혈관 검사 시 각각 조영제를 주입하지 않고, 한 번에 모두 촬영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돼 응급환자의 검사 시간을 크게 단축해주고 있다. 


 정확하고 신속한 CT 촬영을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모델도 나왔다. 수동으로 진행해 30분 이상 걸리던 영상 재구성 작업을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 단 몇 분, 몇 초 내로 단축할 수 있다. 또, CT 촬영 후 획득한 영상에는 노이즈가 발생해 진단의 방해가 되는데,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을 통해 방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재구현하면 노이즈를 최소화해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노이즈 제거 기술은 불필요한 추가 촬영으로 인한 방사선 피폭 가능성을 감소시켜 환자에게도 이득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현재 CT 촬영만으로 5분 안에 뇌출혈 가능성을 알려주는 기술이 개발되는 등 뇌질환 치료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 인공지능 의료기기 허가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